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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자살에 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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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10-21
한국경제

[건강한 인생] 우울증·자살에 관한 오해와 진실

기사입력 2008-10-20 18:30 기사원문보기
1.우울증은 의지가 약해 생긴다→아니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기분을 조절하는 대뇌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히 기능하지 못해 생긴다.

2.고통을 겪어야 우울증이 나타난다→갈등 사건 사고 등 심리적 쇼크로 나타나는 우울증은 일시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드물다. 유전적 체질적인 요인이 더 강하다.

3.걸리기 쉬운 성격이 따로 있다→염세적 반사회적 편집증적이고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에게 나타나기 쉬우나 명확한 건 아니다.

4.고치기 매우 어렵다→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5.약으로 일단 호전되면 더 이상 복용할 필요는 없다→일단 약으로 증상이 개선됐어도 최소 2∼6개월간 약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6.항우울제는 사람을 멍청하게 한다→항우울제는 항불안제 등 다른 정신과 약물과 달리 습관성이 없고 정신이 멍해지는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7.우울증 환자를 도와주면 증상이 좋아진다→여럿이 있어도 소외감을 느끼면 증상이 더 악화되는 반면 강요하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는 자세로 도와주면 개선된다.

8.자살 실패 후 또 자살을 시도하기 쉽다→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재시도할 위험이 높다. 통상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10명 중 한 명은 10년 안에 자살로 목숨을 끊는다.

9.우울증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소아에겐 부모와의 이별이나 학교공포증,사춘기에는 무단결석 등 반사회적 행동,성인에겐 도박이나 알코올중독,노년에겐 건강염려증이나 가성치매 등을 위주로 우울증이 나타난다.

10.계절따라 우울증 발생률이 다르다→일조량이 줄어든 가을과 겨울에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면서 우울증이 발병하기 쉽다.
 
한국경제

[건강한 인생] 경제위기에 늘고 있는 자살 ‥아노미·우울증이 낳은 비극

기사입력 2008-10-20 18:30 기사원문보기
경제위기를 정체성 위기로 인식하는게 문제

"부정적 생각에 집중하지 말아야"

탤런트 최진실씨 자살 이후 공직자,증권사 직원,수험생 등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그 원인이 되는 우울증과 아노미(Anomie;사회질서나 규범의 동요와 혼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 유가 환율 대출이자는 상승하는데 애써 구입한 주택과 주식 펀드 가격은 폭락하고 취업난과 직무·학업스트레스까지 덮쳐 보통 사람들을 옥죄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경우 위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자살을 생각하게 될 위험이 높아질 전망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은 '자살론'에서 겉으로는 자살이 개인적인 행위로 여겨지지만 실은 사회의 특정 현상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사회가 다분화돼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도덕적 규제가 약화되고 이로 인해 사회통합이 깨져 사회가 개인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는 아노미 상태에 빠질 때 자살이 늘어난다고 규정했다.

그 징후로 신앙심의 쇠퇴,직업이나 결혼과 관련한 윤리의 지나친 파괴 등을 들었다. 뜻하지 않게 겪는 빈곤과 경제적 위기 후의 자살을 '아노미적 자살'이라고 했다. 고전적인 얘기지만 순수함과 성실함이 저평가되고 배금주의 사상이 팽배하고 이혼이 급증하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근 10년간 자살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한국 사회의 현실이 이와 무관치 않다.

민성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우울증 및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경기침체를 맞아서는 자살이 감소할 것이라고 단정하면 위험하다"며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경제가 발전할수록 돈에 대한 가치가 높게 인식되고 삶의 목표를 부의 축적에 두는 사람이 늘어나는데 최근 10년간 빈부격차가 더 벌어진데다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의 활로가 더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빈부 차가 지금처럼 심하지 않아 경제적 손실을 입어도 의연하거나 만회한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현 세대는 노심초사 고군분투하면서 모은 재산을 잃을 경우 상실감이 워낙 커서 이를 극복할 자생력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연 1만5000달러에 이를 때까지는 행복이 소득에 비례해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소득이 는다고 행복감이 커지지 않으며 내가 남보다 잘 산다고 생각해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같은 대학 김재진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도 "빈부 격차에 의한 상대적 박탈감은 누구나 돈 버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삼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경제적 위기를 자신의 정체성 위기로 인식하면 공포감이 커지고,더구나 세계 경제의 동조화로 인해 위기에서 헤어날 구멍이 보이지 않으면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높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삶의 목표를 새롭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제적 곤란함이 직접적으로 자살을 유도한다기보다는 우울증이나 극심한 스트레스가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보는 게 대다수 정신의학자들의 견해다. 채정호 가톨릭대 여의도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하기 이전에는 자살률과 경제지표 간에는 이렇다할 연관성이 없었고 통상 경제위기가 발생해도 3개월 후부터 6개월 정도까지 자살이 증가하다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많다"며 "결국 마음,다시 말하면 두뇌의 활동이 보다 부정적인 것에 집중할 때 자살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과 교수는 "미국에서 자살률은 1980년대 중반에 정점을 이루다가 우울증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와 진단이 이뤄지면서 2000년 이후 대폭 감소했다"며 "자살하는 사람의 약 95%가 정신과적 문제를 안고 있고 80%가 우울증,10%가 정신분열증,나머지가 치매나 중증 신체질환을 앓고 있는 만큼 조기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울증 성향의 사람이 우울증에 빠질 때 자살 충동이 높아지므로 약물치료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신의학자들은 자살이 경기침체 등 사회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부각시키면 자살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꼴이 돼 위험하다며 정신질환의 조기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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