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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뇌’ 기억마저 오락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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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12-04
경향신문

[건강]‘술에 취한 뇌’ 기억마저 오락가락

기사입력 2008-12-03 15:17 기사원문보기


ㆍ필름 자주 끊기면 ‘알코올성 치매’ 의심
ㆍ발견초기에 치료 받으면 증상 진행막아

새 정부 취임,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 등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울한 기분에 쌓여 과음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기분에 취해 과음을 계속했다가는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알츠하이머로 대표되는 노인성 치매에 비해 덜 알려져 있는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의 독성에 의해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부위의 뇌세포가 반복적으로 파괴되어 영구적인 기억장애를 유발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초기에는 금주와 적절한 영양섭취만으로도 정상적으로 회복되거나 증상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만성화되면 일상생활을 타인에 의지해 살아가야 할 만큼 악화된다. 전체 치매환자 중 10% 정도가 알코올성 치매인 것으로 추산된다. 65세 이상의 고령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알코올성 치매는 50대 중후반의 남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른 시기에 발병하기 때문에 사망시까지 투병기간이 길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 겪게 되는 정신적·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각하다.

애주가라면 한두 번은 경험하게 되는 ‘필름이 끊기는 현상’, 의학용어로 ‘블랙아웃’은 성인남녀 60%가 경험할 만큼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6개월 이내에 2~3회 이상 반복되거나 10회 음주시 2~3회 이상 나타난다면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20~30대라도 이런 ‘블랙아웃’ 경험이 자주 반복된다면, 50대 이후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체 치매 인구는 2007년 기준 40만명에 이른다. 2020년에는 약 7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차원에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치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독성 질환으로 오는 치매는 알코올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술 자체가 뇌 세포를 파괴하기도 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비타민 결핍증이 오기 쉬워 이로 인해 치매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밖에 중금속 중독, 일산화탄소 중독, 약물 중독 등으로도 치매가 올 수 있다.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알려진 퇴행성 질환에 의한 치매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앓아 유명해진 알츠하이머가 대표적이며, 픽병, 파킨슨병, 진행성 핵상마비, 루이 소체병 등이 있다.

뇌혈관 질환에 의한 치매는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이 차단돼 뇌세포가 손상돼 발생한다. 이와 같은 뇌혈관 질환이 누적되어 일으키는 치매를 혈관성 치매라고 한다. 완치는 어려우나, 초기에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수두증으로 치매에 걸리기도 한다. 수두증은 조기발견하면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수두증, 뇌 양성종양, 갑상선 질환, 신경계 감염, 비타민 부족증에 의한 치매는 전체 치매의 10~15%를 차지하는데 완치가 가능하다. 초기에 원인을 제거하면 치매증상도 사라지기 때문에 치매의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신경학적 검사, 인지기능 평가, 뇌촬영, 혈액검사 등을 통해 치매 여부를 판단한다.

혈관성 치매는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조절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며, 발생했을 경우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항혈전제 투여로 재발을 막는 치료도 일반적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에도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악화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분당 서울대학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는 “지속적으로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을 점검하여 치매의 유발 요소를 차단하고 금연, 적정체중 유지, 운동 및 적극적이고 긍정적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기억력 저하, 우울증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면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배 교수는 덧붙였다.

<이순용 헬스경향기자 sy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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