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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고 싶은데…" 정신장애인 83%가 ´강제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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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12-19
조선일보

"나가고 싶은데…" 정신장애인 83%가 '강제입원'

기사입력 2008-12-18 03:21 기사원문보기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보건시설 입원환자 225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82.5%가 강제 입원된 환자들이라는 조사가 17일 나왔다. /조선일보DB

인권위 조사… 40년간 입원한 사람도 있어

가족이 반대하면 퇴원 못해… 폭력도 심각


경기도의 한 사립정신병원에 입원 중인 한모(여·49)씨는 18년 동안 10곳 이상의 정신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고 있는 '장기입원환자'다. 최근 2년 동안 면회 오는 가족을 제외하곤 '바깥 사람'은 구경도 못했다. 1990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은 한씨의 병명은 '조울증'. 남편과 이혼한 후 친정 식구들과 함께 살던 중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입원을 원치 않는 한씨를 어머니와 언니는 택시에 억지로 태워 병원으로 데려왔다. 한씨가 퇴원을 원해도 가족들은 "재발하면 또 다른 병원 가야 하니 더 있어라" "병원에 있는 게 안전하다"며 퇴원을 못하게 했다.

한씨는 지난 9월 의사가 환자의 사회 적응 능력을 측정한 일반적 기능 평가에서 '보호자의 지원이 있으면 밖에 나가서도 생활해 나갈 수 있는 상태'라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한씨는 퇴원할 수 없었다. 입원할 당시 '비자발적으로 입원했다'는 이유로 보호자 동의 없이는 퇴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신보건법 제24조에 그렇게 규정돼 있다. 어머니와 언니는 이번에도 퇴원을 반대했다.

경북의 한 사립정신병원에서 1년째 입원 치료 중인 A(44)씨도 부인의 손에 강제로 이끌려 20년간 15차례 넘게 정신병원을 들락거렸다. 6개월 이상 장기 입원한 경험도 두 차례나 있다. A씨도 지난 10월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았지만 "혹시 병이 재발할지 모른다"고 퇴원을 반대하는 부인과 아들의 반대로 퇴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지난 6월부터 전국 72개 정신보건시설 환자 2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정신장애인 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입원 환자에 대한 개별 면접과 설문, 현장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입원 환자 가운데 82.5%가 가족 등 보호자나 시·도지사, 경찰에 의해 강제 입원된 사람들이었다. 스스로의 뜻에 따라 입원한 환자는 17.5%에 불과했다. 또 환자 가운데 절반 정도만 병원 관계자나 가족 등으로부터 치료 과정이나 기간, 퇴원 조건 등 입·퇴원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고, 나머지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기약 없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668일로 영국의 10배, 독일의 25배,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무려 50배나 더 길었다. 무려 40년 이상(488개월) 입원한 사람도 있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폭력도 심각했다. 조사 대상 환자 가운데 29%가 의료진으로부터 헝겊이나 의료용 고무밴드 등으로 두 손발을 강박(강제로 묶음)당한 경험이 있었고, 이 가운데 35%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강박을 당했다"고 답했다. 또 강박을 당한 환자 가운데 6분의 1은 강박 기간에 언어적·신체적·성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 강제 입원한 환자들이 퇴원 신청을 했을 때, 이를 심사하는 정신보건심판위원회가 퇴원을 허락한 경우는 약 3%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정신장애인이 온전한 자기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정신보건법을 개정해 이런 인권침해에 대한 엄격한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등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정신장애인 치료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과 환자의 사회복귀프로그램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
 

한국경제

정신질환자 82.5% 강제 입원

기사입력 2008-12-17 15:00 기사원문보기
신체적·성적 폭력 경험 등 인권 침해 심각

정신병원이나 정신요양시설,사회복귀시설 등에서 치료받고 있는 정신질환자의 대다수가 강제 입원되는 등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6월부터 전국 72개 정신의료기관의 환자 1만28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2008 정신장애인 인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의 82.5%가 보호자나 시도지사, 경찰에 의해 강제 입원됐으며 자의로 입원한 환자는 17.5%에 불과했다.또 병원이나 시설 입원 환자 가운데 절반 만이 병원 관계자나 가족 등으로부터 입·퇴원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기간은 평균 668일로 영국의 10배,독일의 25배 등 선진국보다 훨씬 길었다.이탈리아와 비교하면 무려 50배에 달했다.

환자에 대한 폭력도 심각해 25%가 의료진으로부터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채 강박(强縛.강제로 묶음)을 당했으며,특히 이들 가운데 4분의 1은 강박 기간에 언어적,신체적,성적 폭력을 경험했다.

이밖에 계속입원심사를 하는 정신보건심판위원회로부터 퇴원 명령을 받은 환자는 단 3.2%에 불과했다.퇴원을 하더라도 즉시 재입원하는 경우는 28%에 달했다.

인권위는 “정신장애인이 온전한 자기 권리를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회복하려면 인권친화적인 정신보건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며 “이번 조사 내용은 내년 6월 발표되는 ‘정신장애인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가보고서’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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