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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화두는 `의료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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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1-18
일본·동남아 환자 늘어나는데…올해 화두는 `의료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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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시대에 의료 분야에만 쇄국정책이 적용되고 있는 꼴입니다. 한국 의료가 공공성에만 치중하다가 세계 흐름을 놓쳐버린다면 결국 쇠퇴하고 말 것입니다." 의료 산업화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 의료계 목소리다. 의료 분야에도 시장경제 논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으로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올해는 의료산업화 진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의료 산업화 논의가 주춤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의료산업화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정부와 정치권 등에 확산되면서 정부와 여당이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
보건복지가족부는 현재 약 4만명에 불과한 해외 환자를 2012년까지 10만명 이상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를 그 원년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한나라당도 가세하고 나섰다.
현행법으로 치면 해외 환자 유치는 그 자체가 불법이다. 한나라당은 이를 가능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의료법 중 다른 것은 모두 양보하더라도 외국인 환자 유치만큼은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당정이 의료산업화를 위해 연합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환자 유치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은 병원들의 경쟁력. 때문에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병원들이 의료 산업화를 위해 요구하고 있는 영리법인 허용, U-헬스, 각종 부대사업 등도 탄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정부가 생각하는 대로 의료산업화의 물꼬(해외환자 유치)가 터진다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까.
현재로서는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손님들의 '숙박'문제다. 복지부는 해외 환자 진료를 위해 대형병원에 외국인 전용 진료센터를 마련하고 전문 코디네이터도 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 환자들이 한국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진료 기간에 또는 진료 후에 관광을 할 수 있도록 보험사와 연계해 의료관광 프로그램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비영리 의료법인이 의료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계획에 의료계는 일단 찬성하는 분위기다. 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인 환자 유치는 병원 수익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의료장비와 시설확충 등에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이 거의 100%를 기록해도 낮은 수가 때문에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해외환자 유치는 병원 운영에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전문병원도 있다.
국내 최대 치과네트워크인 제니튼치과그룹은 서울대 치대 출신 치과병원이라는 메리트를 살려 한국에 오는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미용'치과치료 상품을 마련했다. 임지준 제니튼치과그룹 대표는 "해외 의료관광은 틈새시장 공략이 중요하다"며 "쇼핑이나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에게는 일본보다 발전된 미백이나 임플란트 치료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해외 환자가 국내 병원으로 몰려들더라도 이들이 진료시간 외에 투숙할 곳이 마땅찮다는 한계가 있다.
병원들은 본인들이 책임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숙박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관광숙박업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잠시 논의되기는 했지만 의료기관이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업 이외의 사업에 치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종안에는 포함되지는 못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일반 관광객이 아니라 환자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병원 주변에 숙박시설이 많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병원 근처에 해외환자 전용 모텔이나 여관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척추전문병원 관계자도 "환자뿐 아니라 가족 등 보호자가 함께 오기 때문에 숙박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병원에서 제공하지 못하면 결국 여행사 등 브로커들이 대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브로커들이 숙박시설을 확보한 뒤 이를 무기로 병원과 커미션 협상을 벌인다면 해외 환자의 돈은 대부분 그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 부대사업의 핵심인 관광숙박업 허용이 의료법 개정안에서 빠지면서 의료채권을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각도 싸늘하다.
의료계 관계자는 "투자 적격(BBB) 판정을 받아야 의료채권 발행이 가능한데 어느 은행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병원에 채권을 발행해 주겠느냐"면서 "경영난 해결의 키가 되는 부대사업을 할 수 없다면 의료채권은 그저 지금의 대출 형태와 다르지 않다"고 호소했다.
국내 환자들이 역차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의료 산업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시민단체들은 의료기관들이 보험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인 환자를 선호할 수 있다며 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병원들이 돈 되는 환자 위주 진료를 펼쳐 국내 환자가 찬밥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 입장은 다르다. 의사로서는 처음으로 의료관광 전문여행사를 설립한 우봉식 한양재활의학과의원장(닥스투어&닥스인터메드 대표)은 "국내 환자와 해외 환자가 정해진 밥그릇을 나눠먹자는 것이 아니라 밥그릇을 넓히자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 원장은 또 "생수가 처음 국내에서 생산될 때에도 '돈 있는 사람은 좋은 생수 마시고 없는 사람은 수돗물 마시라는 정책'이라며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며 "하지만 지금 생수는 누구나 마시는 물이다. 해외환자 유치도 의료 양극화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의료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MK헬스 = 진광길 기자 /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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