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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환자 통증 덜어줄 방법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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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2-03
매일경제

말기 암환자 통증 덜어줄 방법 없나요

기사입력 2009-02-03 15:34 기사원문보기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 차라리 날 죽여줘…."

암 투병 중인 환자를 가족으로 뒀다면 이런 얘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환자들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일반인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암에 걸리지 않은 이상 그 통증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정확하게 알 방법은 없다. 그러나 삶을 버리면서까지 통증에서 해방되고 싶어 하는 암 환자들의 울부짖음을 보면 그 정도를 감히 짐작할 수 있다.

암 환자에게서 통증은 떼려야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암 발견시기와 전이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지만 어떤 치료를 해도 암 환자에게는 반드시 통증이 뒤따른다.

초기 암 환자에게는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수술 후유증이 사라질 때까지 단기간 통증이 발생한다. 암이 전이된 진행기 환자의 경우엔 생명 연장을 목표로 항암치료를 시행하는데, 이때 치료 부작용 중 하나로 통증이 생겨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은 초기나 진행기 암 환자가 겪는 통증보다도 포괄적이다.

피부가 찢어지고 뼈가 아픈 물리적인 통증뿐만 아니라 자신의 투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인 요인, 가족에 대한 미안함, 삶에 대한 회의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말기 암 환자가 겪는 통증을 '고통'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암 환자의 통증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암에 의한 통증은 적절한 원칙과 프로그램에 따른다면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암 환자 중 40~50% 정도가 충분한 통증 조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매년 13만5000여 명의 신규 암 환자가 발생한다. 암 조기 검진율이 높아지고, 치료기술이 발전했지만 이들 중 완치되는 환자는 절반 수준으로, 매년 6만7000여 명이 가까스로 목숨을 연명하다 결국 사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암 환자의 통증조절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의료진과 정부, 환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의료진의 문제는 암 환자의 통증조절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시행되는 의학교육의 한계에서 비롯된 점이다. 교육 자체가 완치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환자의 통증을 헤아리는 보살핌에 대해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문제점은 암 환자의 통증 조절에 가장 효과적인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마약성 진통제의 규제가 완화됐을 때 치료 목적보다도 마약중독과 같은 사회의 병적인 문제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환자의 문제점은 '참는 게 미덕'이라고 여기는 잘못된 생각이다. 환자는 수술이나 입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통증이 생겨도 의료진에게 말하는 것을 꺼리고 무조건 참는 경우가 많다.

또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도 문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마약은 대부분이 불법적으로 유통돼 중독을 유발하는 내용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마약이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의료 목적으로 사용돼 왔으며, 암 환자의 통증 조절에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암 환자의 통증조절에 쓰이는 의료용 마약은 한 알에 10~20원 정도하는 아편이다. 아편은 암 환자의 통증을 조절할 때 가장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 또 특허가 없는 저가약품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의사들은 아편 처방을 꺼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약값이 싸기 때문에 처방했을 때 별 수익은 없는 반면 아편을 한 알이라도 분실했을 때에는 사회적인 처벌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심화되면 지방 거주 암 환자가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처방받은 의료용 마약을 다시 처방받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와야만 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암 환자의 통증은 치료의 개념으로 한정지어선 안 된다. 통증에는 완치가 없기 때문에 항상 옆에서 보살피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앞선 치료만큼이나 완화의학이나 호스피스의 발전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통증으로 고통받는 암 환자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움말 =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 윤영호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 박사

[MK헬스 =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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