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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애 장애’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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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2-03
헤럴드 생생뉴스

강호순의 ‘자기애 장애’ 남의 일 아니다

기사입력 2009-02-02 13:26 기사원문보기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범행 동기는 미궁이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여자만 보면 살인충동을 느꼈고, 충동을 자제할 수 없었다”고만 말했다. 현재까지 범죄심리 전문가나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그의 범행 동기를 ‘분노 조절 실패’에 근간이 되는 ‘인격장애(Personal Disorder)’로 보고 있다.

인격장애는 한 가지 질병을 이르는 병명이 아니라, 타인의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고 짓밟는 등 사회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어려운 성격장애를 총칭하는 말이다. 가벼운 히스테리부터 경계선 장애, 자기애적 장애, 강씨처럼 살인도 서슴지 않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까지 범위가 넓고 다양해 일반인에게서도 볼 수 있다.

특히 범죄심리학자들은 강씨의 경우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함께 비정상적인 자기애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가 평소 주변에 “마음만 먹으면 모든 여자를 사귈 수 있다”고 이야기했던 점, 힘이 약한 여성을 살인해 쾌감을 느끼는 ‘지배욕’을 보인 점도 근거가 된다.

이 같은 ‘자기애 장애’를 핵심으로 하는 환자군은 특히 최근 20~30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자신의 중요성과 힘에 대해 집착하고 찬사에 대한 무한한 욕구가 있으며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이 결핍돼 있다. 지난 해 미국 버지니아텍 총기난사사건의 범인인 조승희 역시 양상은 다르나 자기애 장애를 주조로 한다는 점은 같다.

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이 지적한 대로 ‘반사회적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 정신과학교실이 지난 2003년 20세 이상 남성 590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45%가 인격장애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인격장애 환자들이 깊은 신뢰와 애정을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순간적 충동에 좌우되는 관계를 유지하듯,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현대의 나르시스트들은 잠재적 인격장애를 늘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특히 인격장애 환자는 일상생활이 가능해 스스로도 주변에서도 치료 필요성을 못 느껴 강씨처럼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특히 성장기에 부모가 아이의 행동이나 성격에 대해 면밀히 관찰하고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림대의료원 이병철 교수는 “어린 시절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아이의 경우 간질이나 기분장애 등 질환으로 인하 증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이런 아이들의 경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감정소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가족들은 아이가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노력해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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