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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과 교수가 본‘남자의 수동적 삶’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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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5-10
휴식을 취할 가정은 없다'. 서울백병원 정신과 우종민 교수가 『남자심리학』(리더스북)을 통해 분석한 한국 남성의 현주소다. '능동적인 삶'이 아닌 힘겹게 살아내는 '수동적 삶'을 사는 대한민국 남성의 신드롬과 해법은 무엇일까.
[1] 탈진증후군
일에 전념하다 허탈감에 빠졌나요
남녀가 구두를 사려고 신발 가게에 들어간다. 여자는 “더 예쁜 거 없나요”라며 한 치수 작은 것을 원하지만 남자는 “한 치수 큰 것을 줘 보세요”라고 말한다. 크고 강해야 한다는 사고에 길들여진 남자는 항상 무리한 이상과 목표를 추구한다.
탈진증후군은 정신력이 강하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남성에게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힘도 강하고, 일에만 전념해 남다른 성취를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일이 끝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텅 비고, 피폐해진 몸과 마음뿐이다. 액셀을 너무 밟아서 기름이 다 떨어진 것이다. 탈진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삶에 의욕이 없다. 과도한 책무, 남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 가장으로서의 의무에 치여 생의 즐거움을 잃은 것이다.
이런 남성은 곧잘 '어느 날 내가 사라진다면'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연습 삼아 한번 사라져 보라. 자신을 먼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훌훌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자.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가질 것인가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생각하라. 지친 새는 멀리 날 수 없다. 회귀·휴식·정지 상태로 돌아감은 더 큰 비행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2]아담증후군
물러날 때 됐다며 위축됐나요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시작되는 중년 남성의 대표적인 신드롬이다.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어느 날 아내에게 꼼짝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활동량도 줄이고, 외출 횟수도 줄어든다. 일과 사랑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는 아내라는 한 사람으로 채워진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근을 하면서 '난 이제 현장에서 물러날 때가 됐어'라고 자신을 주지시킨다. 언젠가 닥칠 퇴직과 실직을 스스로 위로한다. 남자에게 일터는 일부가 아니라 전부다. 직장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퇴직과 갱년기가 맞아떨어지며 극도의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몰려온다.
이때 가족들은 “아빠 힘내세요. 바쁜 아버지가 아름답습니다”라며 일터로 내몰지 말라. 아버지의 눈물을 공유하고, 무거운 짐을 나눠 갖는 지혜가 필요하다.
[3]파랑새증후군
'남의 떡'만 항상 커보이나요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처럼 막연한 행복을 꿈꾸며 현재 하는 일에 열정을 느끼지 못한다. 유례없는 취업난에 어렵게 취업을 해도 뚜렷한 대안 없이 직장을 그만두곤 한다.
이런 사람들은 덩치만 크고 정신적 성장은 멈춰버렸다. 어린아이처럼 항상 남의 떡이 커 보인다.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좋은 대우를 받는 것에만 관심을 둔다. 참을성이 없어 즉각적인 만족이나 보상에만 집착한다.
대개 어린 시절 부모가 자발성을 키워주지 않을 때 이런 증상이 생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물론 적성도 맞지 않고, 능력도 발휘할 수 없는 직장을 죽자 사자 다닐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에는 분명한 목표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버려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역설적 사실을 가슴에 새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를 일궈내겠다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먼저 가져보자.
정리=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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