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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잔, 정답일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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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5-24
헤럴드 생생뉴스

딱 한 잔, 정답일까? ②

기사입력 2009-05-21 09:20 기사원문보기
한 잔도 도움이 안 되는 경우

소량의 알코올이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란 증거는 또 있다. 유럽에서 여성 2만884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성건강연구(Women’s Health Study)’와 남성 1만3455명이 대상이 된 ‘의사건강연구(Physician’s Health Study)’라는 대규모 임상실험 결과, 여성의 경우 적정 주량을 지키면 고혈압이 예방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하루 네 잔 이상 마실 경우 오히려 고혈압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술 자체에 적정 주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은 최근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2월,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은 여성 130만명의 건강정보를 분석해 음주와 각종 암 발병간의 상간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 1잔 정도의 술을 마시는 여성들에선 유방암 발생이 1000명 당 11명꼴로 높아진다고 발표했다. 또한 하루 1잔 미만의 술이 구강암, 항문암, 간암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 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여성에선 안전한 알코올 섭취량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체질적으로 술을 금해야 하는 이들도 있다. 바로 한 잔, 또는 몇 모금만 술을 들이켜도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체내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한 경우로 동아시아인의 3분의 1가량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 필립 브룩스는 이렇게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한 이들이 술을 마실 경우 식도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 태운다?

한 가지 더 유의하게 봐야 할 것은 알코올이 어린이들에 미치는 해악이다. 특히 호기심이 왕성한 2~4세 남자아이들이 거실 테이블 위에 방치된 술병이나 술잔에 손을 댔다가 알코올중독이 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파리종합병원 심장전문의 프레데릭 살드만은 “증류소의 수증기를 마셨거나 소독약의 알코올 성분이 피부로 흡수되는 것만으로도 영유아들은 알코올중독에 걸릴 수 있다”며 “아이들이 알코올을 섭취하면 저혈당 증상으로 경련 일어나거나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으므로 집안에서 알코올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술의 적정 주량이나 건강에 대한 순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러나 건강을 위한 술의 음용에 대해 건강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술은 중독성이 있어 소량으로 시작해도 과음하기 쉽고, 소량의 술이라도 매일 계속되면 위해한 작용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천의대 길병원 윤방부 교수는 건강을 위해 술 마시는 것을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취할 때까지 마시는 음주문화에서 소량의 술로 질병 예방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그보단 금연이나 운동, 식이조절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가천의대 길병원 윤방부 교수 ‘건강한 인생, 성공한 인생’, 파리종합병원 프레데릭 살드만 ‘내 몸 대청소’)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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