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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우울증 만만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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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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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DB> |
직장 상사와 크게 다투고 홧김에 사표를 썼다. 대기업에서 나와 다른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도무지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았다. 최씨는 자책감에 빠져들었다. 이 때문에 예전의 직장에 찾아가 상사에게 재취업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거절당했다. 최씨는 이 일을 계기로 심한 우울증에 빠져들어 자학하기도 했다.
주부 이 모씨(52)는
언젠가부터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죽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부터다. 장례 절차에서 이씨의 의사결정은 안중에도 없었다. 이때부터 스스로 '쓸모없는 사람' '허드렛일이나 하는 사람'이란 생각에 빠져든 것. 불면증까지 동반되면서 없던 몸살 기운까지 생겼다.
한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8~12%다. 첫 번째 고비는 20ㆍ30대에 찾아온다. 이때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지나간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점점 높아진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들면 사회생활 폭이 좁아지면서 곁에 남은 친구 수도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뎌내는 능력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감정 조절이나 학습능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병한다.
그런데 같은 우울증이라도 해도 40대 이후, 폐경 후 겪는 이른바 '갱년기 우울증'은 그 증상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갱년기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을 넘어 망상, 불안, 초조 등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편협한 사고'다. 40ㆍ50대 연령에서는 사회생활에서 아랫사람을 더 많이 포용하고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갱년기 우울증이 시작되면 사회생활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다.
갱년기 우울증은 인지 기능에 혼란을 가져온다. 평소 그렇지 않았던 사람도 인지적 왜곡으로 인해 경직된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되는 생각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 것. 우울증 환자는 자기만의 논리에 빠져 타협점을 찾을 수 없게 된다. 지나치게 편협한 행동은 '융통성이 없다'와는 구분돼 우울증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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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팀이 2002~2006년 전국 병의원 정신과 진료기록 중 1425부를 무작위로 선택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우울증이 최초로 발병했을 때 전체의 35.1%만 이를 우울증으로 인식했다. 즉, 우울증 환자 10명 중 6명이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엔 몰랐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독한 불면증 △막연한 불안ㆍ초조 △소화불량 △성욕감퇴 △잦은 몸살 △피곤ㆍ무기력증일 땐 우울증 초기 증상일 수 있으니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우울증은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돼 스스로를 변화시킨다. 따라서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증상을 애써 외면해선 안 된다.
우울증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조금만 더 일찍 병원을 찾으면 우울증의 족쇄에서 비교적 쉽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나 중간 정도의 우울증은 항우울제 복용으로도 치료 효과를 최고 80%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졌을 때 병원을 찾게 되면 치료 기간도 길어진다.
특히 우울증 치료를 서둘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발' 때문이다. 우울증의 방치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이 재발할 확률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에게 평생 동안 우울증이 재발할 가능성은 다섯 번 정도다. 우울증 환자의 50%가 치료 시작 시기가 늦어 평생 다섯 번의 고비를 반복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치료를 늦게 시작한 중증 이상의 우울증 환자는 증상이 좋아졌어도 적어도 1년 이상 약물 복용을 지속해야 한다. 2~3개월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중증 이상일 땐 뇌에서 분명한 생물학적인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스스로 의지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충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유범희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MK헬스 =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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