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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지킴이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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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5-31
1941 충북 청주 출생 1965 서울대 의대 졸업 1971 미국 워싱턴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임의 1973 미국 미네소타대 소아정신과 조교수 1979 서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2001 제주대병원 초대병원장 2004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2008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 ◆어렸을 때 접근하면 보다 근본적인 치료 가능 “정신치료를 할 때에는 그 사람의 배경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동기 때 가족 형편이나 가족 구성원끼리의 관계가 어땠는지 등을 알면 그 사람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공부할 땐 소아정신과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미국에 갔을 때 성인에서는 아동 문제를 간접적으로 다루는데 아동 자체를 다루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소아정신 전문의는 기본적인 정신과 공부를 모두 마친 후에 추가적으로 1~2년 다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아부터 성인까지 생애주기 전부를 다루는 사람이다. 홍강의 교수는 “아이들을 치료하다보면 그 아이의 부모의 성격이나 태도 등도 같이 봐야 하기 때문에 처음 미국에서 소아정신을 공부할 때 한국에서 공부했던 부분 역시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거의 10년을 보낸 뒤 1979년 한국에 돌아와 후배들에게 ‘이런 증상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을 말해봐라’ 식으로 1:1 교육을 시작했다. 그 결과 실제 환자를 만날 때 보는 과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정신과 공부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 도제식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가 높다.
홍 교수는 고등학교 때 문학이나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 자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 때마침 당시 실존철학이 유행하면서 그는 존재의 의미 등 사람을 전체적으로 보는 분야에 푹 빠질 수 있었다. 봉사하는 마음을 갖자고 생각했던 시기도 이 때부터다. 그는 “의학 역시 전문 분야별로 나눠 공부하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에 유일하게 전체적인 면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정신과를 택했다”고 말했다. “사실 1965년에 의대를 졸업하면서 무의촌 같은 곳에 가서 봉사할 생각도 했어요. 미국까지 가서 공부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한 지인이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려면 공부를 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해 주시더군요. 그래서 미국에 갔고 소아정신을 공부하게 됐으며 지속적으로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해 자살예방과 관련된 활동도 시작하게 됐어요.” 홍 교수는 한국자살예방학회 1대 회장인 이홍식 연세대의대 교수의 부탁을 받고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다는 마음에서 차기 회장직을 수락했다. 명예직이 아니라 할 일이 넘쳐나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직책이었고 지금까지 공부한 전공 역시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적응 속도가 물질적인 풍요를 따라가지 못해 홍 교수는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자살률이 24.8%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10만 명 당 24.8명이 자살로 죽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암, 뇌혈관, 심혈관 질환 다음으로 많은 수이기 때문에 그만큼 심각한 건강 문제라는 것이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잘 살게 됐는데 이렇게 급격히 자살률이 올라가는 현상에 대해 정신적인 적응 속도가 물질적인 풍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돈이 최고다’,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 등과 같이 수많은 불안과 압박 속에서 실질적으로 자아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인내심, 분노조절, 문제해결능력, 사회성 등이 충분히 길러지지 못했기 때문에 자살이 늘고 있다는 것. “자살자들은 모두 외로워요. 사회적인 고립 속에서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은데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도 누구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요즘처럼 공모에 의한 집단자살도 늘고 있죠. 물론 급속하게 늘고 있는 노인자살 문제도 심각합니다.” ◆ “생명 지킴이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가야죠” 홍 교수는 “자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심리학적 부검’과 같이 왜 자살한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사회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제도의 도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최근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자살 사건이 생겼을 때 검찰청에 도움을 요청, 간단하게라도 심리적인 요소들을 체크하는 수준의 심리학적 부검이 이뤄지고 있다. “자살을 결심하면 당사자는 오히려 편안함을 느낍니다. 죽어야겠다고 결정하면 해결점을 찾은 듯한 상태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고마웠다’ 식으로 이별을 고하는 듯한 발언을 꼭 하게 되는데 이런 작은 변화를 잡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정책적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자살예방센터 운영, 자살예방법 교육, 심리학적 부검 등이 있죠.” 홍 교수는 마지막으로 “사람은 위기를 통해 성장한다”며 “참고 견디면 그만큼 더 강해지기 때문에 자살 욕구가 생기더라도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병준 MK헬스 기자 riwoo@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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