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황세희] Q 혼자 있기를 좋아하면서 집 밖 출입을 꺼리는 은둔형 외톨이는 인터넷 중독자인가?
A 아이가 언제부턴가 결석 일수가 늘더니 결국엔 방 안에만 틀어박혀 지낸다. “학교 가라”는 부모의 성화엔 아랑곳하지 않으며 강제로 등교시키려 들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당연히 대화는 단절이다. 도대체 방 안에서 온종일 무얼 하는 걸까? 방문을 열고 확인해 보면 늘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다.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는 은둔형 외톨이의 모습이다. 그래서 '은둔형 외톨이=인터넷 중독자'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인터넷 중독 상태인 은둔형 외톨이는 5% 이하다. 딱히 방 안에서 할 일이 없다 보니 인터넷을 가까이할 뿐 인터넷 중독은 아니다.
그들은 사실 자신의 은둔 상태를 즐기는 것도 아니다. 혼자 지내긴 해도 남들과 어울리는 사회생활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심으로 홀로 지내는 자신의 상황을 괴로워한다. 그저 어떤 계기로 은둔하게 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생활을 재개할 엄두조차 못 낼 뿐이다.
그렇다고 “당장에라도 사회생활을 하라”고 권할 수도 없다. 이 경우 그들은 분노심만 표출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 사회나 가족으로부터 받은 크고 작은 상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상처를 파악하고 치유해야만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그들로 하여금 병원을 찾아 상담하도록 하는 일 자체가 어렵다.
처음엔 의료진이 집으로 방문해 상처 난 마음을 위로하고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이후에도 일대일 상담보다는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집단치료를 받는 게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가족 중에 은둔형 외톨이의 위험성이 보일 땐 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면서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 중 누군가가 은둔 기미가 보일 때 아무리 화가 나고 답답해도 무작정 혼내거나 밖으로 내몰지 말아야 한다. 대신 '나는 너를 믿는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대화의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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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하면 인터넷 중독? 할 일 없어 인터넷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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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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