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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신문 계간지 겨울호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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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9-01-15

“아이들이 웃었습니다”

정서·정신장애 병원학교 ‘참다울학교’

# 초등학교 3학년 김지우(9·가명)양은 수업시간마다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교실 안을 돌아다닌다. 수업 내용에도 거의 집중하지 못한다. 이유 없이 수업시간에 짝에게 딴죽을 걸어 귀찮게 하거나 반 친구들을 자주 괴롭힌다. 지우의 케이스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담임교사의 돌봄이나 친구들의 배려만으로 저절로 지우가 학교생활에 적응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에 지우가 찾은 곳이 바로 이 곳, 국립서울병원의 참다울학교다. 지우는 오전에는 다니던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참다울학교에서 집중력을 높이고, 충동 조절 능력을 키우는 치료 수업을 받고 있다.

# 열 살 정동수군(가명)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걸핏하면 친구들을 때리고 도무지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다. 하지만 동수의 어머니는 동수의 행동을 외동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돌발적이고 튀는 성격 탓이라고만 여기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갔을 때, 학교로부터 ‘부모 호출’이 왔다. 학교에 가보니 동수가 쓰던 교과서는 갈기갈기 찢겨 있고, 책상은 온통 빨간색 크레파스로 칠해져 있었다. 동수는 항상 흥분한 상태였고, 화가 ‘폭발’하면 주위를 난잡하게 해놓는다는 것이었다. 놀란 어머니가 부랴부랴 수소문해 찾은 국립서울병원에서 ‘반항성 장애’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동수는 1년간 참다울학교에서 교과 수업과 치료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정서·정신장애 병원학교 ‘참다울학교’

# 10월21일 오후 2시. 음악치료 수업시간. 지우와 동수를 포함한 10 여명 초등부 학생들이 음악치료 자원봉사자인 조수연 씨(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집중력과 사회성을 키우는 훈련을 받고 있다. 조 씨의 옆에는 기타, 피아노, 북, 봉고 , 마라카스, 심벌즈, 피리, 징 등 다양한 악기들이 놓여있고, 조 씨는 이를 이용해 즉흥적인 연주와 노래를 하며 아이들을 치료한다. 이 학교 초등부 노경아 교사와 고우리 자원봉사자는 아이들 주위를 떠나지 않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래를 부른다. <사진> 그리고 김봉자 교수(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는 그 상황을 하나하나 모니터하며 아이들의 수업 참여도를 기록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음악치료는 주사 한 번 맞으면 열이 내리는 의학적인 치료와는 다르다”며 “치료사와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정신적·신체적 이상상태를 정상으로 회복하도록 하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음악치료는 환자의 음악선호도, 나이, 생활환경 등에 따른 개인차를 인정하고 치료사가 거의 1대1로 치료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자원봉사를 나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 한마디밖에 못하던 아이가 한 달 후 두 단어, 한 문장을 말할 때, 치료를 받으려고 조차 하지 않던 아이들이 음악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변화된 행동을 보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실제로 올 3월부터 매주 음악치료를 받은 지우는 주의집중력이 많이 향상돼 노경아 교사를 놀라게 했다. 노 교사는 “음악치료를 받으면서 지우가 제 자리에 앉아 있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노래를 하거나 연주를 하는 등 사회성과 참을성이 생겼다”며 “오전의 학교에서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과제를 수행하는 등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들었다”며 기특해했다.

지우뿐만 아니라 동수의 공격성도 음악치료를 통해 많이 줄어들었다. 처음엔 음악 소리를 싫어해 공격적 성향을 보였지만 이제는 치료 봉사자들과 호흡을 맞춰 즉석에서 가사를 지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수연 씨는 “음악으로 치료한다니까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하실 지도 모르지만 자폐아나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아들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게 음악 처방을 내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당장 치료효과가 없더라도 부모님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저희를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또래 환자들이 모여서 학교와 같은 환경에서 필요한 치료와 교육을 동시에 받으며 학교생활 적응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저희 학교만의 장점인 것 같다”는 노 교사는 “힘들지만 학생들이 변화하는 것이 눈에 보일 때 가장 기쁘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감기환자가 10번 하던 기침을 8번 하게 됐다고 감기가 나았다고 생각하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그렇게만 발전해도 많이 나았다고 생각해요. 7번, 6번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매일매일 믿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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