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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수몰 참사´ 피해자... 국립서울병원이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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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 뉴스 : 2013년 7월 29일
‘노량진 참사’ 생존자 이원익씨
잠도 못자고 어두운 데도 못가
후유증 심해 정신과 치료 받아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한 입에 삼켜버릴 것처럼 밀려온 물살이 눈 앞을 가린다. 필사의 탈출에 성공한 이원익(41)씨는 살아남았지만 고통은 여전하다. 서울 노량진 배수지 수몰 참사 때 이씨와 함께 일했던 7명은 모두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물이 쏟아져 들어왔던 차단막으로부터 400m 거리에서 일하던 8명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씨는, 요즘 잠도 못 자고 어두운 곳에도 못 간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다.
“고속도로 터널을 지나가거나 밤에 사방이 어두컴컴해지면 불안해요. 주변에서 ‘펑’ 하는 소리만 나도 깜짝 놀랍니다.” 사고 뒤 대구 집에 내려간 이씨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고 했다. 결국 제 돈을 들여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혼자 살아남은 탓에 이씨는 사고 순간을 가장 생생히 목격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언론의 취재도 피했다. 이제야 비로소 당시 상황을 증언할 수 있게 됐지만 마음은 여전히 괴롭다. 그는 “작업반장님이 ‘터널에 물이 차고 있으니 나가자’고 해서 급히 뛰기 시작했다. (터널에 깔린) 레일 밑에 발판이 없는 곳이 많아서 (달아나다) 세 번이나 넘어졌다”고 했다. 바로 뒤에서 필사의 탈출을 하던 작업반장 임경섭(44)씨는 숨졌다.
“뛰고 있는데 바람이 훅 하고 불어 같이 뛰던 동료들이 다 넘어졌습니다. 터널에 불도 꺼지는 바람에 다들 제대로 뛰지 못하고 물에 휩쓸려 버렸죠….” 아이들을 생각해 이를 악물고 죽기살기로 뛴 그는 “3~4분 만에 탈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들(13), 딸(15) 생각이 그를 살렸다.
이씨는 “무리한 공사였다”고 말했다.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은 공사를 아예 하지 말았어야 해요. 20년 넘게 지하터널 같은 데서 막일을 해왔지만 위기 상황을 대비하는 훈련을 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그는 “이제 지하에 가서 공사하라면 더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사고 뒤 살아남은 사람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곤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국립서울병원 심리적 외상 관리팀이 무료로 이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허재현 김양중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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