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비 1180px 이상
너비 768px - 1179px
너비 767px 이하

센터 자료실

7월 23일 - 동아일보 기사

  • 등록자 :대외협력팀
  • 전화번호 :
  • 등록일 :2010-07-26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1부][3]갈등 관리 시스템을 만들자

2010.7.23(금)

《갈등은 언제 어느 사회나 존재한다. 갈등을 피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天壤之差)다. 극단적 파국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상생의 계기가 된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사태, 용산 철거민 참사 등에서 보듯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는 갈등을 상생으로 변화시킨 사례는 많지 않다. 갈등 완화를 위한 사회적 시스템도 미흡하다. 무엇보다 문제의식 자체가 부족했다. 하지만 최근 사회갈등이 심화되면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지혜롭게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아래 사례들은 갈등이 ‘더 나은 사회’로 전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신병원 기피하던 주민 ‘인센티브 욕구’ 자극해 설득
중곡동 국립서울병원 “의료복합단지로 지역 발전” 해결

1962년 설립된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국립서울병원. 지역 주민들은 ‘하얀집’이라고 부르며 이 시설을 싫어해 왔다. 정부가 1989년부터 병원 현대화를 위해 증개축을 추진하자 주민들은 이 참에 ‘병원 이전’ 요구를 들고 나왔다.

갈등이 첨예해졌고 지난해 2월 ‘갈등조정위원회’가 구성됐다. 위원회에는 주민 대표, 보건복지가족부, 병원 등 당사자들과 민간 갈등관리전문가가 참여했다. 지루한 공방만 이어졌다. “마음을 열고 대화하자’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정부는 병원을 복합연구중심시설로 바꾸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불신했다. “이전할 마땅한 대체지가 없다”는 정부의 말도 안 통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하면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당시 참여했던 이강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병원 이전 못지않게 정부의 성의 있는 태도였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기 포천시 등 이전 후보지를 찾는 작업에 주민들을 동행시켰다. 주민들은 포천시장과의 면담에도 동참했다. 주민 태도가 달라졌다.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지켜봤기 때문에 ‘포천 이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정부 결론을 이해하게 된 것.

이전이 힘들다는 점이 확인되자 양측은 병원 현대화를 지역발전과 연계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신뢰가 형성된 상태라 논의가 한결 수월해졌다. 주민들은 ‘정신병원’이 현대화된 복합의료시설로 바뀔 경우 주거환경이 나아지고 지역 이미지도 개선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올해 2월 양측은 국립서울병원을 정신장애연구실험 위주의 국민정신건강연구원으로 바꾸되 여기에 의료행정타운, 의료바이오비즈니스센터를 더한 ‘종합의료복합단지’를 만드는 데 합의했다. 여기에 주민들을 위해 간단한 일반 건강검진 및 진료도 할 수 있도록 했다. 21년 갈등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정신병원’은 기피 대상이었다. 집값 떨어진다는 말도 많았다. 이를 편익시설 형태로 바꾸자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이 소장은 “처음에는 밥도 함께 안 먹던 사람들이 1년 후에는 웃으며 잔치를 열었다”며 “신뢰를 쌓고 주민들이 정말 바라는 것을 파악한 후 이를 아우르는 제3의 대안을 모색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

Copyright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가 적용되지 않는 자료입니다.